봄철 산에 오르면 초록빛으로 고개를 내미는 고사리는 참 반가운 존재입니다.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향긋하고, 된장국에 넣으면 구수함이 배가되지요. 하지만 이렇게 친숙한 고사리가 사실 ‘독성’을 가진 식재료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고사리는 영양이 풍부하고 섬유질이 많지만, 조리법을 잘못 지키면 몸에 해로운 물질이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생으로 먹거나 덜 데친 고사리는 발암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위험합니다.
고사리의 독성은 단순히 ‘먹지 말아야 할 식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조리 과정이 생명을 결정짓는 식재료’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올바른 조리 과정을 거치면 해로운 성분이 거의 제거되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장기적으로 간이나 신경계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고사리에 숨어 있는 독성의 정체와,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고사리에 들어 있는 독성 물질
1) 프타킬로사이드(ptaquiloside)
고사리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독성 성분은 프타킬로사이드(ptaquiloside)입니다. 이 물질은 자연 독성물질로, 장기간 섭취할 경우 발암성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과 영국의 식품안전청 보고서에서는 프타킬로사이드가 위암, 간암, 식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독성물질은 고사리가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화학 방어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사람의 체내에서도 변형되어 DNA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희소한 양으로는 즉각적인 중독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간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비타민 B1을 파괴하는 효소 ‘티아미나아제(thiaminase)’
고사리에는 또 하나의 문제가 되는 성분이 있습니다. 바로 티아미나아제(thiaminase)입니다. 이 효소는 체내에서 비타민 B1(티아민)을 분해해 버리는 작용을 합니다. 비타민 B1은 신경 기능과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면 피로감, 근육경련, 집중력 저하, 심할 경우 ‘각기병’ 같은 신경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사리를 자주 먹는 사람 중 일부가 손발 저림,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티아민 결핍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 역시 열에 약한 효소이므로, 충분히 가열하면 자연스럽게 파괴됩니다. 따라서 조리 전 데치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 고사리 독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고사리의 독성은 단번에 증상을 일으키기보다는 누적형 위험으로 나타납니다. 장기간 덜 데친 고사리를 섭취할 경우, 프타킬로사이드가 체내에서 서서히 축적되어 간 기능 저하, 위장 장애, 면역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동물 실험 결과에서는 혈액 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하거나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비타민 B1 결핍은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피로감,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예부터 한의학에서도 고사리를 “과다 섭취 시 간기를 상하게 하고 기운을 허하게 한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은 모두 조리 과정에서 충분히 제거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국 고사리는 조리법만 잘 지키면 안전한 식재료입니다.
3. 고사리 독성 제거 방법
1) 데치기
고사리의 독성을 줄이는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은 데치기입니다.
끓는 물에 고사리를 넣고 5분 이상 팔팔 끓이기가 기본입니다. 이 과정에서 프타킬로사이드의 60~70%가 제거됩니다. 특히 생고사리는 반드시 데친 뒤 사용해야 하며, 데친 물은 절대로 다시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 물에는 독성물질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고사리를 데칠 때 소금 한 꼬집을 넣으면 색이 선명해지고, 향이 더 살아납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질겨질 수 있으므로 5~7분 사이가 가장 적당합니다. 데친 뒤에는 바로 찬물에 헹궈 열기를 빼고, 남은 물은 완전히 버립니다.
2) 물에 담그기 (12시간 이상)
데친 뒤에는 물에 담가 독성 성분을 완전히 우려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2시간 이상 깨끗한 물에 담그기가 권장됩니다. 이때 물은 3~4시간마다 한 번씩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차례 물을 교체하면 남아 있던 프타킬로사이드가 거의 완전히 제거됩니다.
실제로 보건의학 관련 연구에 따르면, “데친 후 12시간 담그면서 물을 4번 이상 교환하면 독성 물질이 약 99.5% 제거된다”고 합니다. 이 방법은 건고사리를 사용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건고사리를 미리 불려 데친 뒤, 냉수에 담가 하루 정도 두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충분한 가열 조리
데치고 담근 고사리는 마지막으로 충분히 가열 조리해야 합니다. 볶거나 끓이는 과정에서 남아 있던 미세한 독성 성분이 열에 의해 완전히 파괴됩니다. 특히 고사리를 넣은 된장국, 나물볶음, 비빔밥 재료 등은 조리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대부분 안전합니다.
단, 전자레인지에 짧게 데우거나 생으로 무쳐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열이 중심까지 전달되지 않아 티아미나아제나 프타킬로사이드의 잔류 가능성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중불 이상에서 10분 이상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보관 및 재가열 시 주의점
한 번 데쳐둔 고사리는 냉장보관 시 2~3일, 냉동보관 시 1개월 이내 섭취가 적당합니다. 냉동 시에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소분 포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조리할 때는 반드시 끓는 물에 한 번 더 데치거나 볶아서 사용해야 잔류 독성이 제거됩니다. 오래된 고사리는 다시 데쳐도 색이 탁해지고 질겨지므로 되도록 빨리 소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독성 제거 후에도 지켜야 할 섭취 원칙
아무리 독성을 제거했다 하더라도, 고사리는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2~3회, 한 끼에 반 컵 정도가 적당합니다. 고사리는 섬유질이 많아 장 건강에 좋지만, 위가 약한 사람이나 임산부, 어린이는 너무 자주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간 질환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은 고사리보다는 다른 나물류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조리법만 지키면 안전한 봄의 보물
고사리는 독성을 지닌 식물이지만, 동시에 자연이 준 귀한 봄나물입니다. 문제는 ‘독성’ 자체가 아니라, 그 독성을 없애는 조리법을 얼마나 지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5분 이상 데치고, 12시간 이상 물에 담가 여러 번 물을 갈아주는 과정을 거치면, 고사리는 오히려 건강한 섬유질과 미네랄의 공급원이 됩니다.
요리는 결국 ‘정성의 과학’입니다. 대충 하면 해로워지고, 정성껏 하면 약이 됩니다. 고사리 역시 마찬가지예요. 올봄엔 향긋한 고사리 한 줌을 데치며, 느림의 시간을 즐겨보세요. 뜨거운 물 위에서 고사리의 독성이 사라질 때, 우리 몸도 조금씩 가벼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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