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의학 용어 주요 임상 검사: 종양표지자 7가지

by 건강온 2025. 3. 24.

 

정확한 진단의 출발점, 혈액 한 방울이 알려주는 암의 흔적들

 

가족 중 한 분이 건강검진에서 ‘종양표지자 수치가 조금 높다’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엔 그저 숫자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정밀검사와 병원 방문이 이어지면서, ‘종양표지자’라는 단어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종양표지자(Tumor Markers)는 혈액, 소변, 조직 등에서 측정할 수 있는 특정 물질로, 암세포가 생성하거나 암으로 인해 체내 반응으로 증가하는 단백질, 효소, 호르몬, 항원 등의 생화학적 지표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 하나만으로 암을 확진하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원인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임상에서 자주 활용되는 종양표지자 7가지를 중심으로, 그 의미와 임상적 해석 기준, 활용도, 최신 연구 결과 등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특히 건강검진이나 암 치료 경과 관찰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검사들로 구성하였으니,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AFP (Alpha-Fetoprotein) – 간암, 고환암 감시의 핵심 지표

종양표지자

 

AFP는 태아 시기에 간, 난황낭, 위장관에서 생성되는 당단백질로, 성인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 비종세포 고환암(Non-seminomatous testicular cancer) 등에서 수치가 상승할 수 있어, 진단 및 치료 반응 평가에 유용한 종양표지자입니다.

 

정상 수치는 보통 0~10 ng/mL이며, 간암 환자에서는 400 ng/mL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서도 경미하게 상승할 수 있어, 단독 진단보다는 초음파, CT, MRI 등 영상검사와 병행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2021년 Hepatology에 실린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AFP 수치가 200 ng/mL 이상인 환자에서 간암 진단의 민감도가 60%, 특이도가 90% 이상임을 확인하였고, AFP 수치 상승 속도와 치료 후 감소율이 예후 예측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고 밝혔습니다.

2) CEA (Carcinoembryonic Antigen) – 대장암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

CEA는 태아기 위장관, 췌장, 간에서 생성되는 당단백질로, 출생 후에는 거의 검출되지 않지만, 대장암, 직장암, 폐암, 위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상승할 수 있는 종양표지자입니다.

 

정상 수치는 비흡연자의 경우 03 ng/mL, 흡연자의 경우 05 ng/mL까지 허용됩니다. 대장암 진단 초기보다는 수술 후 재발 감시나 전이 평가에 더욱 유용하며, 특히 수치가 수술 후 6개월 이내에 다시 상승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Journal of Clinical Oncology(2020)에서는 수술 후 3개월간 CEA가 2배 이상 상승한 환자군에서 5년 생존율이 30% 이상 낮았으며, 치료 방침 결정 시 CEA 변화 추적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양성 질환(췌장염, 간질환, 염증성 장질환 등)에서도 경미한 상승이 가능하므로, 절대값보다 변화 추이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CA 19-9 (Carbohydrate Antigen 19-9) – 췌장암, 담도암의 보조 진단 지표

CA 19-9는 주로 췌장암(Pancreatic cancer), 담도암(Cholangiocarcinoma), 위암 등에서 상승하는 탄수화물 항원입니다.

정상 수치는 037 U/mL이며, 특히 췌장암에서는 수백수천 U/mL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담도 폐쇄, 간염, 췌장염 등 양성 질환에서도 수치가 증가할 수 있어, 단독 진단보다는 영상 검사 및 병리 조직 진단과 병행해 해석해야 합니다.

 

2022년 Gastroenter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CA 19-9 수치가 1000 U/mL 이상일 경우 췌장암의 진단 민감도는 80% 이상이며, 수술 후 감소율이 예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Lewis 항원 음성인 사람(약 5~10%)에서는 CA 19-9가 생성되지 않으므로, 이 경우 다른 표지자 또는 영상 진단이 필요합니다.

물론입니다. 아래는 4) CA 125 – 난소암 조기 감지 및 치료 추적 항목을 요청하신 대로 더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확장한 버전입니다. 기존 구조는 유지하되, 내용을 더 깊이 있게 보완하여 서술형으로 풍부하게 구성하였습니다.

4) CA 125 – 난소암 조기 감지 및 치료 추적

종양표지자

 

CA 125는 고분자량의 당단백질로, 난소 상피세포에서 분비되는 종양표지자입니다. 특히 여성암 중 조기 진단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난소암(특히 장액성 상피성난소암)의 진단과 치료 반응 모니터링, 재발 감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정상 성인의 혈중 CA 125 수치는 일반적으로 0~35 U/mL 이하이며, 이 기준은 폐경 여부에 따라 민감도와 특이도가 달라집니다. 폐경 전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 자궁내막증, 골반염증질환(PID), 자궁근종 등 양성 질환에서도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어, 특이도는 약 50~60%로 낮은 편입니다. 반면 폐경 후 여성에서 같은 수치 이상이 발견될 경우 난소암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정밀검사가 반드시 권고됩니다.

 

CA 125는 진단보다 경과 관찰에 더 효과적인 표지자로 여겨집니다. 미국국립암연구소(NCI)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CA 125 수치는 단독으로 조기 선별검사로 사용하기에는 민감도가 낮지만, 이미 진단된 난소암 환자에서 수술 전과 후의 수치 변화가 예후를 가늠하는 데 매우 유효하다고 평가됩니다.

 

예를 들어, 수술 전 CA 125 수치가 600 U/mL였던 환자가 수술 후 35 U/mL 이하로 빠르게 감소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완전 관해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됩니다. 반대로 수술 후 일정 기간 내 수치가 다시 상승한다면, 재발의 강력한 신호로 간주되며 영상검사와 조직 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2021년 The Lancet Oncology에 게재된 UKCTOCS(United Kingdom Collaborative Trial of Ovarian Cancer Screening) 장기 연구에 따르면, CA 125 단독 스크리닝은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진 못했지만, **수치의 추세를 시간 흐름에 따라 해석하는 알고리즘적 접근(Risk of Ovarian Cancer Algorithm, ROCA)**을 활용하면 암 진단의 민감도와 예측도가 향상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CA 125의 절대 수치보다도 “개인별 변화 패턴”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방향으로 임상적 접근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CA 125는 난소암 외에도 복막암, 난관암, 자궁내막암, 간세포암, 췌장암 등에서도 상승할 수 있으며, 특히 복막을 침범하는 전이암에서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복통, 복부 팽만, 식욕 저하 등 비특이적 증상이 지속될 때 CA 125가 높다면, 초음파 또는 CT를 통한 복강 내 병변 확인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CA 125 외에도 HE4(Human Epididymis Protein 4)를 함께 측정하여 ROMA(Risk of Ovarian Malignancy Algorithm)라는 예측 모델로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폐경 상태를 기준으로 민감도와 특이도를 조정한 평가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CA 125는 난소암의 선별, 병기 설정, 치료 반응 평가, 재발 예측에 있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표지자입니다. 다만 수치의 변화와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수치만을 근거로 판단할 경우 과잉진단 또는 불필요한 불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영상 검사, 병리 소견, 환자의 임상 증상과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5) PSA (Prostate-Specific Antigen) – 전립선암 조기 진단과 경과 관찰의 핵심 도구

종양표지자

 

PSA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전립선암 진단과 감시에 필수적인 종양표지자입니다.

정상 수치는 나이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4.0 ng/mL 미만이 권장되며, 4~10 ng/mL 구간은 회색지대(Grey zone)로 간주되어 추가적인 검사(자유 PSA 비율, 전립선 MRI, 조직검사 등)가 필요합니다. 10 ng/mL 이상이면 전립선암 가능성이 높아지며, 수치와 함께 연령, 전립선 용적, 가족력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18)에서는 PSA 수치가 3.0 ng/mL 이상일 경우 10년 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결과를 제시하며, 단순한 절대 수치보다 경과 중의 상승 속도(PSA velocity)와 2년 간 doubling time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6) β-hCG (Beta Human Chorionic Gonadotropin) – 임신 아닌 상태에서 상승 시 고환암 의심

β-hCG는 임신 중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임신과 무관한 상태에서 이 수치가 상승하면 고환암(특히 융모암, 비종세포 고환암)의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정상 성인 남성의 경우 β-hCG는 거의 검출되지 않으며, 수치가 상승할 경우 암세포에서 생성되는 비정상적 호르몬 분비를 의미합니다. 특히 AFP와 함께 고환암의 진단 및 병기 결정, 치료 반응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여성에서는 임신성 융모암(Gestational trophoblastic disease)에서 사용됩니다.

 

2019년 Urologic Oncology 연구에서는 β-hCG 수치가 5000 IU/L 이상인 고환암 환자에서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3배 이상 높고, 완치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7) SCC Antigen –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추적에 사용되는 표지자

SCC 항원은 편평세포암종에서 분비되는 당단백질로, 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 폐 편평세포암, 두경부암 등에서 사용됩니다.

 

정상 수치는 보통 0~1.5 ng/mL 이하이며, 자궁경부암의 치료 전 수치가 높을수록 병기가 높고, 재발 가능성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양성 피부 질환이나 흡연, 신장질환에서도 상승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영상 및 조직검사와 병행해 판단해야 합니다.

 

2020년 Gynecologic Oncology 리뷰 논문에서는 SCC 수치가 2.0 ng/mL 이상으로 유지되는 환자군에서 치료 후 재발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 후 조기 모니터링에 유용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결론 – 수치는 단서일 뿐, 해석은 입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종양표지자 검사는 환자의 몸에서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가장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상승할 수 있고, 암이 아닌 상태에서도 비정상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단독으로 암을 진단하기보다 영상, 조직검사, 병력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보조 진단 도구입니다.

 

각 표지자는 특정 암의 진단뿐 아니라 치료 후 재발 감시, 예후 예측, 치료 반응 확인 등 여러 목적에 사용되며, 특히 수치의 ‘절대값’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 패턴을 읽는 것이 임상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두려움보다 관리와 관찰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설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