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생명을 기다리는 시간, 미리 알아두면 더 안심되는 검사들 임신은 기적 같은 시간이지만, 한편으로는 매 순간이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태아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혹시라도 선천적인 이상이 생기진 않을지에 대한 불안은 많은 예비 부모님들이 겪는 공통된 마음일 거예요.
다행히 최근 의료기술은 임신 초기부터 다양한 검사를 통해 태아의 유전적·구조적 이상을 미리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검사마다 시기, 정확도,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각 검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산부인과 및 진단검사의학과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널리 시행되는 태아 선천성 이상 검사 7가지를 중심으로, 각각의 목적과 특징, 시기, 해석 기준, 최신 연구 결과까지 자세히 정리하였습니다. 예비 부모로서 꼭 알아두셔야 할 정보들이니, 읽어두시면 분명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태아 선천성 이상 검사 7가지
1) 1차 기형아 선별검사 (First Trimester Screening, FTS)
– 태아의 첫 생물학적 신호를 감지하는 중요한 관문
1차 기형아 선별검사는 임신 11주 0일부터 13주 6일까지의 임신 초기에 시행되는 복합적 비침습 선별 검사로, 태아의 염색체 이상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하기 위한 핵심적인 초기 평가 도구입니다. 이 검사는 혈액학적 생화학 지표와 초음파 소견을 함께 분석하여, 다운증후군(Trisomy 21), 에드워드증후군(Trisomy 18), 파타우증후군(Trisomy 13) 등의 발생 위험을 추정합니다.
검사 항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PAPP-A (Pregnancy-associated plasma protein A)
-태반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염색체 이상이 있는 태아의 경우 수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Free β-hCG
-임신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이며, 다운증후군 태아를 임신한 경우 비정상적으로 수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3️⃣ NT (Nuchal Translucency)
-태아 목덜미 뒤 투명대의 두께를 초음파로 측정하며, 염색체 이상뿐 아니라 선천성 심장기형, 림프계 이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결과를 산모의 연령과 임신 주수에 따라 계산된 위험도 알고리즘에 입력하면, 염색체 이상에 대한 개별 위험 확률이 도출됩니다. 민감도는 약 85~90%로 보고되며, 위양성률은 5% 내외입니다.
2021년 Ultrasound in Obstetrics & Gynecology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NT가 3.5mm 이상인 경우 다운증후군뿐만 아니라 심장 기형의 동반 가능성도 10배 이상 높아질 수 있음을 지적하였으며, 이러한 태아는 염색체 정상이더라도 추가 심장 초음파 및 추적관찰이 권장된다고 발표했습니다.
FTS는 진단검사가 아니라 선별검사이기 때문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 침습적 진단검사(CVS 또는 양수검사)나 NIPT로 후속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 검사의 장점은 임신 초기에 시행이 가능하여 조기에 의학적 개입이나 상담이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며, 특히 고령 산모나 유전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필수적으로 고려됩니다.
2) 2차 기형아 선별검사 (Quadruple Screening)
– 생화학적 지표로 본 태아의 건강 시그널
2차 기형아 선별검사는 임신 15주20주 사이(권장 시기는 1618주)에 시행하는 혈액 기반의 4종 마커 검사로, 산모의 혈액 내 특정 호르몬 및 단백질 수치를 측정하여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신경관 결손 등 주요 선천성 이상 발생 가능성을 예측합니다.
측정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AFP (α-fetoprotein)
- 태아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신경관 결손(특히 무뇌증, 이분척추 등)이 있는 경우 높게 나타납니다.
2️⃣ hCG
- 태반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다운증후군에서는 높은 수치를 보이며, 임신 진행과 태반 기능의 지표로도 활용됩니다.
3️⃣ uE3 (Unconjugated estriol)
-태반과 태아 간의 협동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이며, 다운증후군이나 에드워드증후군에서는 감소 경향을 보입니다.
4️⃣ Inhibin-A
- 다운증후군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할 수 있으며, 쌍둥이 임신이나 태반 기능 저하에서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각 항목의 상대적인 변화 패턴을 조합하여 위험도를 산출하며, 일반적으로 다운증후군의 민감도는 약 75~80%, 에드워드증후군은 6070%, 신경관 결손에 대해서는 8590% 수준으로 보고됩니다.
BJOG 2020년판 리뷰에서는, Quad 검사에서 AFP 수치가 2.5 MoM 이상일 경우 신경관 결손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며, 수치가 낮고 hCG 및 Inhibin-A가 높을 경우 다운증후군 위험이 6배 이상 증가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Quad 검사는 산모의 연령, 체중, 당뇨 여부, 다태임신 여부 등 개인별 교정인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가 교정된 MoM 값을 기준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또한 선별검사 특성상 진단이 아닌 위험도 평가로 사용되며, 고위험군으로 도출된 경우 추가적인 NIPT나 양수검사가 필요합니다.
임신 초기에 1차 선별검사를 받지 못했거나, 1차 검사 시기(14주 이전)를 놓친 경우, 또는 더 구체적인 위험평가를 원할 때 2차 검사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3) 비침습적 산전검사 (NIPT, Non-Invasive Prenatal Testing)
– 유전 정보에 기반한 가장 정밀한 선별검사
NIPT는 임신 10주 이후부터 산모의 혈액에서 태아의 세포 유래 DNA(cell-free fetal DNA, cfDNA)를 추출해 분석하는 첨단 유전체 기반 선별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현재까지 개발된 선별검사 중 **가장 높은 민감도(99% 이상)와 특이도(99.5% 이상)**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다운증후군(Trisomy 21), 에드워드증후군(Trisomy 18), 파타우증후군(Trisomy 13) 진단에서 탁월한 정확도를 보입니다.
검사 원리는 모체 혈액 속에 존재하는 태반에서 유래한 cfDNA를 분석하여, 특정 염색체의 과잉 또는 결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일부 NIPT는 성염색체 이상(XO, XXY 등), 미세결실 증후군(예: DiGeorge 증후군), 성별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NIPT는 기존의 1차, 2차 선별검사보다 위양성률이 현저히 낮아(0.1~0.5%) 고위험군 산모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고령 임신(35세 이상), 기형아 출산력, 불안감이 큰 산모, 기존 선별검사에서 중간 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 적극 권장됩니다.
2022년 Prenatal Diagnosis 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NIPT는 다운증후군 진단에서 민감도 99.7%, 위양성률 0.1% 이하를 기록했으며, 이는 기존의 혈액 기반 선별검사보다 두 배 이상의 진단 효율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NIPT 역시 확진 검사는 아니며, 양성 결과가 나올 경우 반드시 침습적 진단검사(양수검사 또는 CVS)를 통해 최종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쌍둥이 임신, 모자간 유전적 이상, 모체의 종양성 질환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제한점도 존재합니다.
NIPT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점차 보편화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주도 프로그램으로 시행 중입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산부인과 병원이 프리미엄 검사로 제공하고 있으며, 비침습성, 조기 시행 가능성, 높은 신뢰도 덕분에 선호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4) 융모막 융모 검사 (CVS, Chorionic Villus Sampling)
– 빠른 시기에 확진 가능한 유전자 정보 확인 검사
CVS는 임신 10주~13주 6일 사이에 시행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침습적 확진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태반을 구성하는 조직 중 하나인 융모막 융모(chorionic villi)를 채취하여, 태아의 유전 정보를 직접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융모막은 태아와 동일한 유전 정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염색체 이상이나 단일 유전자 질환(예: 낭포성 섬유증, 지중해빈혈 등)의 확진이 가능합니다.
검사 방법은 복부를 통한 경복부 접근법과 자궁경부를 통한 경질 접근법이 있으며, 산모의 자궁 모양, 태반 위치, 기저질환에 따라 선택됩니다. CVS의 가장 큰 장점은 양수검사보다 2~3주 빠르게 시행 가능하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임신 유지 여부에 대한 결정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염색체 수 여부뿐 아니라, FISH 분석, microarray, PCR, 단일 유전자 분석도 가능해 유전 질환 진단에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CVS를 통해 조기에 해당 유전 질환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Prenatal Diagnosis 저널(2020)에서는 CVS의 합병증 발생률이 약 0.5% 이하로 낮으며, 숙련된 시술자에 의해 시행될 경우 양수검사와 비교해 안전성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CVS는 신경관 결손이나 복부 벽 결손 등 구조적 기형은 진단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임신 18~20주에 정밀 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하며, 매우 드물게 모자 간 염색체 차이(chromosomal mosaicism)로 인해 위양성 결과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5) 양수검사 (Amniocentesis)
– 염색체 이상과 구조적 기형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확진 검사
양수검사는 임신 15주~22주 사이에 가장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침습적 확진 검사로, 태아의 DNA를 포함한 세포들이 포함된 양수를 채취하여 염색체 분석, 유전자 검사, 신경관 결손 확인 등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검사는 특히 기형아 선별검사 또는 NIPT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 또는 가족력이나 희귀 유전 질환 의심 시 시행됩니다.
검사는 초음파를 보며 가는 바늘로 복부를 통해 양수 약 15~20mL를 채취하며, 시술 시간은 10~15분 정도로 짧고 통증은 경미한 편입니다. 양수 내에는 태아의 탈락된 피부세포와 신경세포가 포함되어 있어, 세포배양 후 핵형 분석(karyotyping)을 통해 전체 염색체 이상(수적, 구조적) 진단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 FISH, microarray, NGS 등 유전 정보 고도 분석도 가능합니다.
양수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99% 이상으로 확진 검사 중 가장 표준화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신경관 결손(NTD) 진단에도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1년 Obstetrics & Gynecology 리뷰에서는, 양수검사의 유산 발생률은 0.1~0.3% 이하로 이전보다 매우 낮아졌으며, 초음파 기술 및 시술자의 숙련도 향상 덕분에 대부분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심장 기형, 복부벽 결손, 골격이상 등 구조적 이상도 병행 초음파를 통해 함께 평가할 수 있어, 단순 염색체 분석 이상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단점으로는 검사 결과까지 평균 2주 정도 소요되며, 그 사이 심리적 불안을 경험하는 산모들이 많기 때문에, 고위험 결과가 나온 경우에는 심리상담, 유전상담 병행이 권장됩니다.
6) 통합 선별검사 (Integrated Screening)
– 시간과 정보를 함께 아우르는 통합적 위험 예측
통합 선별검사는 1차(FTS)와 2차(Quad) 선별검사를 순차적으로 시행한 후, 두 결과를 통합 분석하여 최종 위험도를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각 검사의 장점을 모아 보다 정확한 염색체 이상 위험 추정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즉, 임신 1113주에 시행한 PAPP-A, NT 수치와 임신 1520주에 시행하는 AFP, hCG, uE3, Inhibin-A 값을 종합하여 다운증후군의 예측 민감도는 94~96%, 위양성률은 약 5% 이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2019년 다기관 연구에서는, 통합 선별검사가 단독 FTS 또는 Quad 검사보다 검사 정확도가 10% 이상 높으며, 특히 산모 나이가 35세 이상일 경우 민감도와 예측도 개선 효과가 더 크다는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점은 최종 결과 도출까지 임신 20주 전후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조기 개입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고령 임신이거나 불안이 높은 산모는 FTS 결과를 먼저 확인한 뒤, 고위험군이 아닐 경우 통합검사로 진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최근에는 이 통합검사 결과에 NIPT까지 병합하여 종합 해석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조기 임신에서 발견되지 않은 이상이 2차에서 보완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산모와 의사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7) 산전 정밀 초음파 검사
– 태아 구조 이상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비침습 영상검사
정밀 초음파 검사는 임신 18~22주 사이에 시행되며, 태아의 장기 구조, 골격, 심장, 뇌, 신장, 척추, 얼굴 등 전신의 기형 여부를 고해상도 영상으로 평가합니다.
이 검사는 혈액검사나 유전자검사처럼 생화학적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신경관 결손, 복부 벽 결손, 사지 이상, 심장 구조 이상 등 시각적으로 확인 가능한 모든 선천성 기형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3D/4D 초음파, 도플러 혈류 분석 기술까지 접목되며, 태반 기능, 제대혈류, 태아 심장 기능까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고, 심장 질환 위험군에서는 태아 심장 초음파(Fetal echocardiography)가 병행됩니다.
2022년 Ultrasound in Obstetrics & Gynecology 저널에 실린 메타분석에 따르면, 정밀 초음파의 전신 기형 탐지율은 약 60~70%, 심장 기형은 숙련된 검사자의 경우 85% 이상 탐지 가능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정밀 초음파는 단독으로는 염색체 이상을 진단할 수 없으나, 구조 이상이 동반되었을 경우 NIPT 또는 양수검사의 적응증으로 연결되며, 조기 예후 판단 및 출산 방식 결정, 신생아 치료 준비까지 포함한 매우 중요한 임상 정보를 제공합니다.
결론 – 생명을 준비하는 시간, 검사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입니다
태아 선천성 이상 검사는 단순히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리는 도구가 아니라, 태아의 건강과 부모의 준비를 돕기 위한 정밀한 의학적 안내서입니다. 1차·2차 선별검사부터 NIPT, 침습적 확진검사(CVS, 양수검사), 정밀 초음파까지 각각의 검사는 시행 시기, 정확도, 목적이 다르며, 서로를 보완하며 위험 예측과 진단의 정밀도를 높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검사 수치나 결과를 숫자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이 말해주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태아의 생명을 존중하는 방식은 검사의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부모로서의 역할과 결정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최신 연구와 임상 데이터가 쌓인 지금, 선천성 이상 검사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